After 2011

공지 사항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6. 20. 13:37 by Baehyeon

삼성 AMex카드로 한국 앱스토어 사용 중에 알게 된 내용입니다. 특히 AMex 카드의 보안코드가 무엇인지가 문제였는데 아래 그림의 동그라미 위치에 있는 숫자가 보안코드라고 하네요. ㅡㅋ

지불 방법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지불 옵션을 제공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지불 방법을 클릭하십시오.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 지불 오류 문제 해결 방법

  • 고객님의 카드가 새로 발급된 카드라면 사용 가능하도록 activation이 되었는지 확인 하십시요.
  • 카드 종류, 발급 은행, 계좌번호 및 유효 기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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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의 불필요한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주문 시 기재한 청구서 수령 주소와 신용카드 계좌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십시오. 최근에 이사를 했거나 신용카드 청구서 수령지가 회사로 되어 있는지 아니면 자택으로 되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신용카드 뒷면에 기재된 카드 발행 은행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확인하십시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비씨/마스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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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애플코리아 유한회사
은행: 시티은행
은행 코드: 27
은행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 39 우편번호 100-180
계좌 번호: 002891-00000-048

참고:송금에 걸리는 시간은 은행마다 다르며 경우에 따라 지연될 수 있습니다. 보통 1 영업일이 지나야 송금이 완료됨을 양해하여 주십시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6. 19. 22:33 by Baehyeon

Q>
욕을 많이 먹으면 정말 오래 사나요? 장수의 꿈을 담은 이 민간요법의 출처는 어디이며, 정말 효능이 있을까요?

A>
에이 씨, 뭐 이런 질문이... 라고 욕하려다 질문을 다시 읽었봤습니다. 한겨레21에서 기사를 쓰기 시작한 이래 최고로 날카롭고 생산적인 질문입니다. 일상적으로 욕플을 달고 사는 가자로서 궁금하기 짝이 없군요.
'辱'(욕)이라는 글자의 탄생은 농경시대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네이버 한자사전은 '辰'(진)자와 '寸'(촌)자가 합쳐 만들어졌고, 이때 '진'은 '농경에 좋은 시절'을 뜻하며 '촌'은 '법도'를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농사의 때를 어긴 자를 죽이고 욕보인 것에서 '욕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욕'자가 탄생했다는 겁니다.
정춘수씨는 <한자오디세이>에서 다른 해석을 내립니다. 귀족적 시각이 반영된 글자라는 겁니다. '촌'자는 벌린 손의 손가락을 표시한 형태이므로, '욕'자는 조개칼을 잡은 형상이라는 거죠. 조개칼을 들고 농사나 지어야 하니 '치욕스럽다'는 관념이 반영된 글자라고 설명합니다. 고대에 욕되지 않으려면 손에 무기나 주술적 도구를 들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뒤졌습니다. '욕을 먹고 살아야 오래 산다'는 속담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뜻은다릅니다. 북한 속담으로 분류돼 있는데, '남에게 욕을 먹었을 때 위로하거나 스스로 참고 웃어넘길때 하는 말'이라는군요.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를 뒤져보니, 한 네티즌은 <장자>의 '천지편'(天地篇)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합니다. <장자>의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는 구절은 '오래 살수록 욕됨이 많다'는 뜻입니다. 적잖은 인터넷 정보가 그렇듯, 누군가 작성한 잡글을 마구 퍼나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민간요법의 효능을 검증할 방법은 실제 사례 연구밖에 없을 듯합니다. 일단 역대 최고 권력자를 살펴봤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90살에 숨졌으니 장수한 셈입니다. 장면 전 총리는 67살, 박정희 대통령은 62살에 숨졌고, 최규하 전 대통령은 87살에 숨졌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85살, 63살에 숨졌습니다. 이제 각각의 인물들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욕을 추정해봅시다. 독자님 슬슬 감이 오십니까? 현직 대통령님의 경우도 추정되시나요?
아무튼 저 같은 기자들은 좀체 동의하지 않을 명제입니다. 지난 4월 원광대 연구를 보면 언론인의 평균 수명은 67살로 최하위 직군에 속합니다. 기자는 욕 많이 먹기로 유명한 직업입니다.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대체 지금까지 제가 먹었던 '한걸레'운운하는 욕은 다 어떻게 된 걸까요? 사실은 속으로 찬양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제 동료에게 '왜 욕먹으면 오래 살까요?'라고 물었더니 '네 수명 방금 전에 5분 연장됐다'고 답문자가 왔습니다. 이게 뭘까요? 아아, 헷갈립니다. 답변 맘에 안 드시면, 욕 많이 해주세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6. 2. 17:32 by Baehyeon

Q>
  축구 경기에서는 골이 들어가면 감독들이 흥분해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데, 야구 감독들은 득점 순간에도 표정의 변화 없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A>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의 '난동 세리머니' 덕분에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미끄럼도 타고 건들건들 춤도 춥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어퍼컷을 날리는 세리머니로 유명합니다.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트드의 퍼거슨 감독조차 일흔 나이에도 골이 들어가면 아이처럼 팔짝팔짝 뜁니다. 그런데 왜 야구 감독은 결정타가 터져도 가만히 있을까요?
  <한겨레> 야구 담당 김양희 기자의 답은 "야구 감독도 한다."입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4월 감독 데뷔전에서 채태인의 역전 만루 홈런이 나오자 '어퍼컷 세리머니' 선보였습니다. "나도 지난해에 했다." 박종훈 감독도 2010년 감독 데뷔전에서 '박수 세리머니'를 해봤다고 숟가락을 얹었습니다. 요즘 젊은 야구 감독들은 간혹 세리머니를 합니다. 그래도 어디 선수 시절에는 광고판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지고 감독 자리에서도 돌발 세리머니를 시도하는 최용수 감독만 하겠습니까. 야구 감독들의 세리머니는 대체로 점잖습니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는 "야구 감독은 그라운드에 뛰어들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야구 감독들은 보통 벤치를 지킵니다. 투수를 교체하거나 심판에게 항의하러 나올 때가 아니면 좀처럼 더그아웃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축구 감독은 터치라인 근처가지 나가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지만 야구 감독은 코치를 통해 지시하며 자리를 지킵니다.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도 무대가 없는 셈입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야구는 축구보다 선수와 감독들의 간격이 크다. 감독은 무게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기쁜 순간에도 기쁘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합니다.
  해설자로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순철 전 LG 트윈스 감독은 "감독이 일희일비하면 팀이 흔들린다."고 덧붙입니다. 야구 선수들은 감독의 표정을 늘 살핍니다. 야구는 긴 경기입니다. 정적이다가 어느 순간 동적인 대목이 찾아옵니다. 경기의 매 순간이 변수입니다. 이순철 전 감독은 "못한다고 감독이 인상을 확 찌푸리면 안되고 잘한다고 팀을 방심 분위기로 이끌어서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날 경기가 극적으로 풀릴 때 자신도 모르게 손을 확 치켜든 일은 몇 번 있었다고 합니다.
  <스포츠 춘추> 박동희 기자는 "득점했을 때 상대를 자극하면 안 된다."는 야구의 불문율을 상기시킵니다. 펄펄 뛰며 좋아했다가 상대편 투수한테 공을 맞은 미국 메이저리그 감독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팀은 선수들이 자만해서 남은 경기를 망칠까봐 표정 관리하는 감독들이 대부분이랍니다. 아무래도 야구 세리머니는 방공호(더그아웃)에 있는 감독 대신 선수가 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물폭탄 세리머니'가 금지됐습니다. 선수들도 점잖아질까 걱정입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5. 31. 13:54 by Baehyeon

Q>
  우리 한글이나 영어의 알파벳에는 '이응'(ㅇ)과 '오'(O)라는 원형이 있잖아요. 그런데 한자에는 왜 원형이 없을까요? 상형문자인 한자는 태양이나 눈이나 입등을 뜻하는 글자에 원을 넣는게 더 좋았을 텐데요?^^(CYON)

A>
  아.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중국에도 해가 뜨고, 수레 바퀴가 굴러다니고, 달걀프라이가 있을 텐데 말입니다. 왜 동그라미에 인색했을까요? 충청도의 한 서당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훈장님은 웃기만 합니다. 쉬운 문제가 아닌 모양입니다. 좀더 생각하더니, "한자로 전화번호를 적을 때, 이를 테면 '二二0一五八0'으로 적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긴 합니다. 간혹 사찰이나 한의원에서 낸 달력에 그렇게 적힌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여기서 '영'(0)은 물론 한자가 아닙니다. 아마 훈장님은 인도에서 만들어진 숫자 0을 한자로 착각한 듯 합니다.
  서울 시내의 한 사립대학 중문과 교수에게도 전화를 걸었습니다. 교수는 "안 그래도 나도 그게 궁금했다."고 하더니, 한 가지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붓으로 한 획에 동그라미를 그리기 어려웠던 게 이유일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금이야 붓이 좋아져서 낫겠지만, 고대에는 짐승 털로 만드는 붓의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었겠지요.
  이동국 예술의전당 학예연구사도 한 가지 '추측'을 더 얹었습니다. 중국의 고대 서체인 갑골문자나 전서에는 동그라미나 타원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0'은 사라집니다. 갑골문자에서 시작된 한자는 수천 년 동안 정제 과정을 거쳐 당나라 시대 서체인 '해서'(楷書)에 이르러 완성됩니다. 해서는 중국의 '서체 종결자'였던 셈이지요. 그 다음 세대는 사실상 과거 서체를 재해석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해서에서는 점과 획으로 모든 한자 표현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답니다. 여기서 '0'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겠지요.
  추측 한 가지 더, 최남규 전북대 중문과 교수는, 중국에서는 4각의 틀 안에 한 글자가 자리잡는 모양새를 취한답니다. 따라서 의석적으로 네모틀 안에 문자를 넣으려 했던 것 같다고 합니다. 그 안에 '0'은 균형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합니다.
  교수들의 말씀을 듣다 보니, 2개의 질문이 떠오릅니다. 우선 한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훈민정음에서는 왜 '0'이 살아남았을까? 최남규 교수는 훈민정음 창제 발표문을 보라고 합니다. 내용을 보면, 세종이 훈민정음의 28자를 고전(古篆), 즉 중국의 옛 서체를 모방해서 만들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고대 중국 서체에서는 '0'모양이 살아 있었으니까요. 둘째, 한자에는 왜 '△'도 없을까? 여기에는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이동국 학예연구사는 "굳이 말하자면 한자 부수의 하나인 '厶'(마늘 모) 모양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한글에도 △은 사라지고 'ㅅ'만 남았네요.

김기태기자 kkt@hani.co.kr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5. 28. 13:21 by Baehyeon

Q>
  얼마 전 엄마랑 마주 앉아 고스톱을 칠 때 생긴 일입니다. 갑자기 엄마가 하품을 하셨는데, 저도 모르게 뒤따라 하품이 나오더라구요. 곧이어 동생도 하품을 했고요. "왜 엄마 따라 하품을 하느냐."며 깔깔 웃고 말았지만, 생각해보니 누가 하품을 시작하면 다른 사람도 같이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하품이 전염병도 아닌데 왜 그런 건가요? (사당동 하품녀)

A>
  그러게 말입니다. <한겨레21>에서도 늦게까지 야근을 하거나 점심을 먹은 뒤 나른해질 때 사무실 어딘강데서 하품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하~암" 하는 소리가 이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도 제 앞자리나 옆자리 동료가 하품을 하면 따라서 하품을 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공기나 뇌 속에 산소가 모자라면 하품을 하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피곤함이나 졸림의 신호로 이해되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과학적인 설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산소가 풍부한 실외에서나 몹시 긴장할 때도 하품은 나오니까요. 실제로 여러 실험에서 산소의 양과 하품은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합니다. 하품이 왜 나오는지 아직 명확히 구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남 따라 하품하기"는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뇌의 신경세로 가운데 '거울뉴런'이라는 게 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인물이 맞거나 칼에 찔리는 장면을 보면 마치 내가 맞거나 찔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죠? 이렇게 어떤 행동을 보기만 해도 이 해동을 반영해 활성화되는 게 거울뉴런입니다. 거울이 실재를 반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품 따라하기는 바로 이 거울뉴런때문입니다.
  거울뉴런은 모방과 공감에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몇년 전 영국에서 공감 능력이 매우 낮은 자폐아동과 그렇지 않은 비자폐아동에게 하품하는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자폐아동 중에선 그걸 보고 따라서 하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는 공감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밥을 먹일 때 입을 벌리면 아기의 뇌는 무의식중에 이를 반영해 입을 벌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누가 웃는걸 보면 그 웃음이 뇌에 반영돼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요.
  결국 남 따라 하품을 자주 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잘 공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시도 때도 없다면 민망한 일이겠죠. 남들보다 잘 발달한 거울뉴런을 자랑할 만큼 '뻔뻔해지기도 쉬운 일은 아니고요. 누가 하품을 시작하면 땡땡이칠 기회로 여기고 "잠깐 바람 좀 쐬자"고 제안해보세요. 어느새 부드러워진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봄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답변은 랑가 요게슈바어의 <질문?! 일상의 궁금증에 대한 과학적 풀이>(에코리브르 펴냄)를 참조했습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1. 5. 27. 15:27 by Baehyeon

Q>
  우연히 친구들과 한 이야기가 휴대전화로 녹음됐는데, 그걸 듣는 모두가 "내 목소리가 이래? 이렇게 들려?"라며 자기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고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 내 목소리가 맞다는데 나만 아니게 들리는 이유가 있나요?

A>
  저도 어릴 때 노상 궁금했던 문제입니다. 내가 듣는 내 목소리는 들어줄 만한데 녹음해서 듣는 목소리는 어찌나 재수 없는지. 앞으로 사회생활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죠.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앨버트 멜리비안 교수가 의사소통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측정해봤는데 38%였다고 합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자신이 듣는 목소리는 굵직하고 안정적인 저음인데, 소리가 밖으로 나가 남이 들을 땐 저음은 다 새버리고 중음과 고음 위주로 듣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속귀와 바깥귀로 소리를 모두 듣는데, 저음 위주로 전달하는 속귀의 소리는 남드이 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보다 자기 목소리를 더 굵게, 안정된 소리로 생각하고 듣는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이런 소문도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듣는 자기 목소리를 알려면 등에다 귀를 대고 들어보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의 등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면 남자나 여자나 목소리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강한 중저음처럼 들립니다. 바이브레이션 같은 울림도 느낄 수 있습니다. 뜻밖에도 배명진 교수는 이런 소문이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소리를 낼 때 입의 구실은 60~70%밖에 안 된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입니다. 콧구멍, 귓구멍, 여러 장기로 울리며 소리를 퍼뜨립니다. 특히 저음은 아래쪽에서 나옵니다. 등이나 배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면 몸이 통처럼 울리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 소리가 그 사람이 듣는 자신의 목소리에 가깝답니다.
  남이 듣는 목소리와 내가 듣는 목소리, 진짜 내 목소리는 어느쪽일까요? 원론적으로 말한다면야 저음 중음 고읍을 고루 안고 있는 내가 듣는 목소리가 진짜 내 목소립니다. 그러나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하며, "나는 가수다"고 해봐야 별 소용 없습니다. 아나운서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자신이 말하는 소리를 녹음해서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안정감과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말하고 싶다면 자신이 듣는 것보다 한 톤 더 낮춰서 굵직하게 소리를 내는 발성 연습도 필요합니다. 배명진 교수는 충고합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입에서 나오는 두성(머리소리)으로 말합니다. 점잖게 말하고 싶으면 일단 발성에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급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후두(인두와 기관 사이 부분)에서 소리가 공명하도록 천천히 발성하는 습관을 들이면 됩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시종일관 목소리를 깔면 답답해 보이니 공식 목소리와 생활 목소리를 구별하는 건 어떨가요? 친구들과 말할 때는 혀의 힘을 빼도 좋습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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