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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26. 21:19 by Baehyeon


넥스트(NEXT)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마이클 크라이튼 (김영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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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마이클 크라이튼이 이번에는 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바이오텍)로 시선을 옮겼다. 크라이튼은 <넥스트>에 탐욕스러운 벤처투자가 잭 왓슨과 위선적 과학자 겸 벤처기업가 릭 디엘 등을 등장시키며, 유전자와 세포를 둘러싼 경제적 갈등과 잠재적 부작용, 그리고 유전자와 세포가 특허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들을 제시한다. 이 해설의 글은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바이오텍들을 연결하는 지도를 그려 독자의 이해를 돕고, 더 나아가서 소설과 현실의 차이를 간략히 설명하려는 것이다. 바이오텍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선택은 바로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바이오텍은 '생명'이 호기심의 대상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경제적 대상이 되었음을 알려 준다. 바이오텍의 기원은 아마 백만 년 전쯤 직립원인이 사용하던 뼈바늘이나 뼈화살촉 따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 바이오텍이란 말이 널리 스이기 시작한 것은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게 된 1970년대 이후이므로, 현실적인 개념으로 바이오텍의 기원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의 바이오텍은 유전자변형식품,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치료, 배아줄기세포, 복제동물 같은 생경한 말들로 상징된다. 이 가운데 배아줄기세포나 복제동물 같은 것은 직접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다기보다는 세포를 조작하는 것이지만 기술적으로나 응용면으로나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바이오텍의 핵심적인 한 부분이 된다.
  다음의 표는 <넥스트>에 등장하는 바이오텍의 여러 장르들의 관계를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가로축은 미생물, 식물, 동물, 사람으로 구분하였다. 바이오텍의 기술이 적용되는 대상이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생물인지는 윤리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중요한 분류 기준이 된다. 세로축은 기술에 초점을 둔 분류이다. 첫번째 줄은 유전자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어떤 유전자 타입이 존재하는지 검사 또는 진단하는 데 초점을 둔다. 두 번째 줄은 대상(환자)의 몸에 유전자를 삽입하여 형질전환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형질전환의 효과가 당대에 머문다. 세 번째 줄은 생식세포의 유전자 조성에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며 형질전환의 효과가 영원히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유전자와 형질 간에 인과관계가 보이면 흔히 특허를 출원한다. 가령 D4DR 유전자의 어떤 타입(대립유전자)이 모헙심과 상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D4DR의 타입을 분석하여 성격을 예측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결과는 시사적일 뿐 단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매운 음식을 여러 종류 관찰하다가 마늘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마늘의 존재 유무로 매운 맛을 미리 아는 법'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마늘이 매운 맛에 직접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양념이나 재료가 매운 맛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발 빠른 사업자들은 마늘이 있는지 검사해서 매운탕이 과연 매울 것인지 먹기 전에 알려 주겠다고 선전하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검사가 옳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D4DR 등 10여 가지 유전자들을 특별히 지정하고 의사의 판단에 의해서 치료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아니면 검사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다.

  유전공학은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을 기초로 발전해 왔다. 본래 가지고 있지 않은 유전자가 삽입되어 제대로 활동을 개시하면 세포는 더 이상 과거의 세포가 아니다. 유전정보가 변하여 세포가 달라지는 것을 '형질전환'이라고 한다. 유전공학은 형질전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필요에 호응하여 멋대로 유전자를 조작하고 생물의 형질을 바꾸는 것이다.
  <넥스트>에 등장하는 '파란색 장미'나 '자주빛 바다거북' 등은 파란색이나 자주빛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장미나 바다거북의 DNA에 삽입하여 형질전환시킨 것이다. '자주빛 바다거북'은 모르겠지만 '파란색 장미'는 2004년 일본과 호주의 과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페추니아의 파란색을 만드는 효소의 유전자가 인공적으로 장미의 DNA에 삽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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